[자막뉴스] '세계 최대' 자랑하려다...비싼 대가 치르는 중국 / YTN

2021-09-10 17

中 징저우 관우 동상…20층 높이 57.3 m 초대형
고도 제한 위반 뒤늦게 확인…건립 5년 만에 철거
건립 비용 약 300억 원 낭비…철거에도 70억 원
中 유명 조각가 작품…해체 후 이전비용 270억 원

중국 후베이성 징저우에 있는 삼국지의 주요 인물 관우의 동상입니다.

높이 57.3 m로 20층 짜리 건물과 맞먹습니다.

한글 발음 '형주'로 유명한 징저우는 관우가 10년을 지키다 최후를 맞이한 곳입니다.

하지만 관우의 동상은 건립 5년 만인 이번 달 초 철거가 시작됐습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규정된 고도 제한에 위반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친 쥔 / 징저우시 자연자원 및 계획국 부국장 : 초기에는 조형물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기준보다 크고 높이도 높습니다.]

투구를 쓴 머리 부분은 이미 해체돼 바닥에 내려 졌습니다.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동상의 윗부분을 떼어내자 붉은색 철골로 짜여진 속이 드러났습니다.

동상 건립에 들어간 약 300억 원의 예산은 거의 날리게 됐습니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한메이린이라는 유명 조각가가 설계한 이 동상을 해체하는데 약 70억 원의 돈이 들어갑니다.

철거 뒤 다른 곳으로 이전될 예정이어서 비용은 모두 270억 원으로 늘어납니다.

징저우의 명물로 기대를 모았던 관우 동상은 '돈 먹는 하마'가 됐습니다.

[장 훙 / 후베이성 징저우시 문화관광국 부국장 : 기네스북 등재 같은 어떤 충동이나 경향에서 짓게 된 것 같습니다.]

관영 CCTV도 각 지역의 '랜드 마크' 욕심 때문에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둥성 취푸 시는 5년 전 산봉우리를 깎아 공자의 동상을 세웠습니다.

취푸가 공자의 고향인 점을 내세운 건데, 높이가 24층 건물과 맞먹는 72m나 됩니다.

구이저우 성 두산 현은 460억 원을 들여 99.9m 높이의 건축물을 지었다가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거대한 동상이나 건축물을 경쟁적으로 세우는 것에 대해 중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덩치 큰 구조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각 지방의 관행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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